브라질의 독특한 선거 특징
오늘 글에서는 브라질의 독특한 선거제도와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2022년 올해 말 10월에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을 대선이 예정되어 있는데요, 대통령 선거 투표를 중심으로 하여 어떤 점이 한국과 다르고 독특한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전자투표
선거 부정을 방지하고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브라질 정부에서는 전자투표를 채택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버튼식 투표기를 이용하며, 점자가 표기된 숫자 버튼들과 Branco버튼, 수정 버튼, 확인 버튼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결선 투표제
브라질의 대통령 선거는 결선투표제를 채택하였으므로 최대 두 차례에 걸쳐서 진행됩니다. 만약 첫 투표에서 50% 이상을 득표한 후보자가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당선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가장 많은 표를 득표한 후보자 2명만 모아 다시 2차 투표를 실시하게 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대선은 몇 주에 걸쳐 진행되며, 1차 투표를 실시한 뒤 결과를 정리하고 다시 2차를 치르게 되는 것입니다.
의무투표제
브라질은 1988년 개헌 당시 투표를 의무로 규정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의무투표제를 시행 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무조건 투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만 18세 이상 70세 미만에만 적용되며 투표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사유서를 제출하거나 추후 벌금을 지불해야 합니다.이 때문에 개헌 이후 브라질의 역대 대선 투표율을 살펴보면 78%에서 83% 사이로 굉장히 높은 편에 속합니다.
의무로 규정해놓은 투표이기 때문에 브라질 정부는 유권자들이 아무 후보도 뽑지 않을 권리도 마련해놓았는데, 바로 branco와 nulo입니다. (영어로는 blank, null에 해당합니다.) branco의 경우, 선호하는 후보자가 없음을 뜻하며 컴퓨터 화면상 'Branco' 키를 누르고 투표를 제출하는 것입니다. null은, 투표자가 이번 투표 자체를 취소해야 한다는 의사를 나타내는 것으로 존재하지 않는 후보자 등록 번호를 기입하고 투표를 제출하는 것입니다. branco는 일정 비율에 따라 높은 표를 얻은 후보자들에게 산입 되지만 nulo에 해당하는 의사표현은 투표 자체를 거부하는 것으로 사표가 되고, 후보자나 정치권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는 표현으로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그 밖의 특징들
- 브라질에서는 무소속인 자는 출마가 불가능하므로 무조건 정당에 속한 채여야 출마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 대통령은 4년 임기로 두 번까지 연임이 가능합니다. 다만 두 번 연임을 한 뒤 임기를 쉬었다가 다시 재출마하는 것은 가능하며 이 때문에 이번에 룰라도 출마가 가능했습니다.
- 브라질의 대통령은 비교적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으나 양원제를 택한 의회의 견제도 만만치 않습니다.
- 군소정당의 난립이 눈에 띄며, 80년 후반부터 현재까지 그 어떤 정당도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해 다당제, 연립정부의 특징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지난 대통령이었던 지우마 호셰프 전 대통령 때는, 9개 정당이 연합해 정부를 구성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브라질의 대통령인 룰라 전 브라질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 재 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브라질 노동당은 그를 이미 공식 후보로 선출을 마친 상태이며 그의 경쟁자는 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될 전망입니다. 노동자, 좌파, 사회복지를 대표했던 룰라와 극우, 자유주의, 군인을 대표하는 보우소나루가 맞붙을 텐데 현재 보우소나루에 대한 평가가 워낙 좋지 않아 재 당선될 확률은 희박해 보입니다. 다만 룰라도 워낙 찬반이 명확하게 갈리는 인물이라 "룰라도 보우소나루도 싫다"고 말하는 의견이 많아보입니다. 룰라는 다양한 사회복지 정책을 시행해 사랑을 받았고 또 친근한 노동자 대통령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부정부패 및 뇌물수수건으로 의혹을 받은 만큼 국민들이 그의 도덕성을 얼마나 믿어줄지가 관건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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